줄거리
엘리베이터가 없는 7층에서 엄마가 맡겨둔, 또는 엄마에게 버려진 아이들과 모모를 맡아주며 키워주는 사람은 로라 아줌마이다. 로자 아줌마는 매춘부로 일했던 적이 있으며 아줌마에게 맡겨진 아이들의 엄마 역시 매춘부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모모가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은 이름뿐이다. 그리고 아마 열 살이라는 것도. 모모의 주변에는 양탄자를 팔며 모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는 하밀 할아버지, 모모를 귀여워해주는 인자한 카츠 의사 선생님, 밝고 인정 많은 롤라 아줌마가 있다. 특히 로자 아줌마는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모모를 사랑으로 키운다. 가끔 모모가 정신이 이상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의사 선생님에게 데려가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긴 하지만. 이후 함께 살던 아이들은 하나둘씩 입양을 가게 되고 모모에게 매달 들어오던 돈도 끊기게 된다. 하지만 로자 아줌마는 모모를 버리지 않았고, 모모는 가끔 삶에 대한 슬픔과 고독감으로 거리에 나갔다가 나딘 아줌마를 만난다. 나딘 아줌마는 로자 아줌마가 죽은 이후 모모를 돌봐주는 사람이다. 이후 로자 아줌마는 정신이 나가버리는 정신 노쇠 현상을 겪게 되고 아프게 된다. 모모는 아픈 로자 아줌마를 위해 아줌마를 즐겁게 해 줄 방법을 찾기도 하고 아줌마의 아픔에 누구보다 더 아파하기도 한다. 어느 날 모모의 아버지가 정신병원에서 나와 모모를 찾으러 로자 아줌마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이때 모모의 나이가 열네 살임이 밝혀지고, 자신의 어머니가 아버지 손에 죽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로자 아줌마는 모모를 아버지에게 보내지 않고 모모를 지켜준다. 이후 로자 아줌마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로자 아줌마가 모모에게 절대로 자신을 보내지 말라는 맹세를 기억하며 카츠 선생님으로부터 아줌마를 지켜낸다. 이후 아줌마와 모모는 아줌마가 건물 지하실에 준비해둔 유대인 동굴에서 지내게 되고 모모는 변해가는 아줌마의 모습을 지켜주기 위해 향수와 화장품으로 아줌마를 치장해 준다. 이후 로자 아줌마는 숨을 거두게 되고, 모모는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모모는 아직도 그녀가 보고 싶다.
영화 '자기 앞의 생'
6개월 전 일을 회상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모모는 시장에서 늙은 여자의 물건을 날치기하다 후견인인 의사에게 들킨다. 코엔 선생은 모모를 마담로사에게 맡기는데 마담로사는 매춘부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코엔 의사는 마담로사에게 거의 반 강제로 모모를 맡기고 모모 역시 시설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으므로 그 곳에 머무르기로 한다. 마담로사는 젊은 시절 아우슈비츠포로수용소의 충격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하여 이곳저곳을 헤매게 되고 그런 마담로사를 모모가 찾아다니게 되며 둘 사이가 친해진다. 모모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아이로 점점 마담로사를 엄마처럼 생각하며 좋아하게 된다. 마담로사는 모모를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따스하게 돌보며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된다. 모모는 어릴 때 자기와 춤출 때 행복해하던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 모모가 마담 로사가 추는 '롤라'춤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짓는 부분은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마담로사는 병이 악화되어 모모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게 되고 모모는 자신의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가지고 자기 앞의 생을 살아가게 된다. 영화는 원작의 스토리를 잘 따르고 있긴 하지만 거구의 로자아줌마와는 다르게 마담로사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묘사된다. 치매에 걸렸지만 그토록 우아한 여인이라니. 그리고 모모 역시 수다스럽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와는 다르게 헤드폰을 낀 10대로 그려져 있다. 또 이 작품에서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바다 모습과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이 묻어 나와 새로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가슴이 따뜻해지며 뭉클함을 함께 줄 수 있는 영화로 가슴이 먹먹해지기까지 한다. 상처투서이의 삶이지만, 그 삶 속에서 한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영화에서도 역시 사랑이라고 말해주며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소피아 로렌의 우아하고 공허한 연기 역시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포인트이다.
총평, 사랑해야 한다.
열 살이었던, 아니 열 네살이었던 소년 모모는 자기 앞에 놓인 생에 대해 고민한다. 자신이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 자신은 유대인인지 아랍인인지 알지 못한 채 로자 아주머니네 집에 살게 되었다. 너무 일찍 삶의 여러 모습의 고통에 대해 알게 되었고 너무 일찍 세상에 대해 알게 되었던 모모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할 줄 아는 어린아이 었다. 이 어린아이는 항상 크면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였다. 자신 앞에 놓인 생에 대해 한탄하고 불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앞의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로자 아줌마를 있는 힘껏 사랑한다. 둘이 서로가 서로를 의자하고 보듬어주는 모습이. 그리고 모모가 사랑해야 한다.라고 말했던 마지막 말이 우리 인생에 있어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로 우리 삶의 경계에 놓인 이들, 소외된 사람들이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로자 아줌마를 함께 보살펴주고 모모의 안위를 살펴주던 사람들이다. 모두 자기 앞에 놓인 생을 묵묵히 살아가며 사랑을 베푸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므로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서로에게 온정을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 즉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 모모처럼, 우리 앞에 생을 담담하게 살아내며 절망을 딛고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깨닫고 타인의 삶과 삶 안에 도사린 슬픔까지 보듬을 수 있다면 좋겠다. 사랑해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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