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남편과 결혼하고 소설을 쓰지 못했던 소설가 '나'는 어느 날 신문에서 자신이 쓴 소설의 일부와 함께 '이 소설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한다. 자신이 쓴 소설을 자신도 모르게 신문에 실린 것을 알게 되자 신문사에 연락하여 더 이상 광고를 싣지 말라고 한다. 그 후 실종된 남편을 찾고 있다는 여자 '진'이 '나'에게 연락을 하게 되는데 '진'의 남편이라는 사람.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된다. 본명은 이유미, 서른다섯 살의 여자로 '진'에게 알려준 이름은 이유상. 또 그 전에는 이안나로 살았던 이 남자, 아니 여자의 이야기였다. 이 여자는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살다가 '진'과 결혼 후 얼마 지나 '난파선'이라는 팩과 일기장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일기장에는 이유미라는 사람의 일생에 대해 적혀있었다. 이유미는 장애인은 엄마와 양복점을 하는 아빠 밑에서 태어나 양복점에 드나드는 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패션 감각에 대해 익혀가는 등 그렇게 자라게 된다. 이후 가짜 대학생으로 아버지에게 받은 등록금으로 화려한 옷과 가방을 샀으며 교지 편집기자로 활동했다. 어렸을 적 양복점에서 만난 부인에게 배운 피아노로 대학 졸업증을 사서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의사로 살기도 했다. 세 남자의 부인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며 자신을 완벽히 감추고 결국 사라져 버린 이유미. '나'는 이유미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이를 추척해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새로운 충격적인 사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이 '나'에게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나'는 이제 다시 소설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난, 내가 마음먹은 건 다 해요", 쿠팡 플레이시리즈 '안나' 에서 이유미를 열연했던 수지의 첫 대사입니다. 친밀한 이방인이라는 원작 소설이 드라마가 되어 이 드라마에는 수지, 정은채, 김준한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드라마 '안나'의 주인공인 안나, 이유미는 청각 장애인 엄마와 양복점 아빠에게서 가난하게 태어나하고 싶은 것이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가 됩니다. 이후 고등학교 시절 한 교사와의 스캔들로 전학을 가게 되고 이후 가짜 대학생으로 동아리를 참석하고, 과티를 입고 다니며 선배와 연애를 하기도 합니다. 함께 유학을 가기로 한 선배에게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자 다시 현실로 돌아가 한 미술관에 취업하게 됩니다. 이 미술관 관장의 딸인 '안나'의 이름을 빌려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수가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이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듯 하지만 미술관 관장 딸인 진짜 '안나'를 만나게 되고 건물도 잃고 이혼을 하게 된 안나는 이유미에게 30억을 요구합니다. 3화까지는 원작에 충실하여 원작을 그려내는 수지의 연기가 흥미진진합니다. 하지만 이후 진짜 '안나'가 돌아와 '이유미'를 압박하고 그 과정에서 정치하는 남편 지훈, 그리고 유미의 과거를 쫓는 지원의 이야기가 얽혀 새로운 이야기가 됩니다. 지훈의 비서였던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지훈의 비리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후 지훈은 유미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유미는 지원에게 지훈의 비리를 수집한 usb를 건네며 폭로를 부탁합니다. 이유미를 연기하는 수지의 공허한 눈, 쓸쓸한 표정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원작과 비슷하긴 하지만 새로운 결말을 제시하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한 여인의 최후를 외롭고 담담하게 그려낸 것입니다.
총평, '누구나 다 가면을 쓰고 산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누구나 다른 사람이 되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갖길 원하는 것이다. 이 작품 속 '이유미' 역시 자신이 가지지 못한 학벌, 재력을 가지기 위해 수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종국에는 그 가면이 진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잃게 만들었다. 누구도 그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녀 역시 이유미인지, 안나인지, 이유상인지 정의내리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되었다. 거짓말은 다른 거짓말을 낳고, 점점 불어나 여러 모습으로 살게 된 이유미. 그녀의 삶에 뿌리내린 쓸쓸함과 외로움이 책을 읽은 내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이유미의 모습에서 오히려 동질감을 느끼고 친밀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 오랫동안 소설을 쓰지 못했고 남편을 배신하고 부정을 저지르며 사람들에게 행복한 척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미의 삶은 '나'에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게 되고 소설을 쓰게 되고, 남편과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이방인에게서 오히려 친밀한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가면을 쓴 이유미에게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이방인이 있었다면 이유미의 앞으로의 삶은 달라졌을까? 우리 곁에 있는 친밀한 이방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준 소설이며 우리 역시 우리의 삶이 진짜인가에 대해 스스로 되물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또한 이 소설의 말미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기 때문에 꼭 직접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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